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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영화/음악 가수

나훈아 홍시 울엄마 고구마같은 삶 되돌아보며

자식놈들이 바쁘다고 편지안써줘서 속상하다

맞춤법도 틀리고 어눌한 글이 아직도 눈에 밟힌다.


내가 고등학교때 아버지는 돈벌러 이라크에 해외근로 나갔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공부한다는핑계로 어머니가 불러주는 글을 대필하기를 꺼려했던 날.


어머니는 글을 완전히 깨우치지 않았다.

내가 억지로 대필했던 편지 위에 맞춤법도 틀리고, 어눌한 글.


애들이 바쁘다고 편지 안써줘서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내가 대필한 글위에 써내려간 글.

그것을 해외근로를 마치고 온 아버지의 편지를 모아놓은 다락방에서 언젠가 꺼내보며 울었던 기억.



어제밤 꿈 탓이었을까.

그냥 울엄마 생각이 나는 아침이다. 고구마 같이 살아가는 울엄마.


나훈아 홍시 울엄마 고구마같은 삶 되돌아보며


울적할때 노래방에 가면 나는 이 노래를 부른다.

물론 아주 친한 친구와 함께일때만 꺼내드는 노래. 그렇지 않을때면 조금 궁상맞으니까.



마지막에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부분에서는 조금 간절함이 있어서일까.

가슴의 진동을 가다듬을수 있을때만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하지만 울엄마는 홍시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고급스럽다.

고구마 같은 삶.  그냥 단단하게 느껴지지만 군고구마가 되면 속이 흐물흐물, 겉은 조금은 바스락 거려서 깨진듯한.

그런 느낌이 있는 울엄마.



쉬는 것을 못봤다.

그저 일속에 파묻혀 있고, 무엇이 그렇게 달려가게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열심히 달린다.


형이 내려가서 시골일을 맡아서 하지만, 여전히 일을 하는 울엄마.

그래서 그냥 맛좋은 홍시가 아닌, 투박하면서도 정깊은 고구마 같은 울엄마.



무릎관절이 아프다면서도 딸기밭 사이를 훨훨 날라다니는 울엄마.

생각만해도 눈물이 핑도는 울엄마가 그리워진다.


나훈아 노래는 그래서 나에게 깊은 감흥을 주는가 보다.

자식 셋 대학보내고, 조금은 쉴 나이임에도 아직도 무릎관절 주사를 맞아가면서 일하는 엄마.



시골가면 뭐 하나 챙겨줄려고 그 험한 감나무 위를 장대를 높이 세우고, 밭으로 가서 뚝딱 뭔가를 챙겨오는 울엄마.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고 몸을 날리는 울엄마.


밤을 까서 우리에게 건네주는 아버지.

엄마도 하나 까서 주세요.

하는 말에 엄마에게는 장난끼가 넘쳐서 썩은 밤을 주자 토라지는 엄마.

엄마에게도 소녀적 감성은 있었을듯 한데, 바삐 사느라 그것을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떠오르면 괜히 사무치는 한,


생각만해도 눈물이 핑도는 울 엄마가 그리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울엄마에게 나는 지금 아무것도 줄것이 없다.

김장하는날도 내려가지 못한 마음, 추석에도 잠시 얼굴 비추고 왔던 기억.


그것들이 또 마음을 언짢게 만든다.

나는 또 내 아이들이 있기에, 내 사랑의 모두를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들.

그저 나는 내 아이들을 사랑하기에도 벅찬 새가슴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렁을 잡으러 갔던날.

서천 조개잡이 갔던날.

어쩌면 내가 해드릴수 있는 것은 울엄마가 좋아하는 뭐를 잡는 그런 것들.


그러고보니 여행이라고는 부여 연꽃축제 갔던날.

서천에 가서 조개 잡고 오면서 짜장면 먹었던 날.



지금도 논밭에 나가서 또 부지런히 일을 하겠지.

생각이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하지만 나는 고구마를 보면 항시 엄마가 생각이 난다.

그래서 나는 고구마를 안좋아 하는가 보다.

괜히 마음이 심드렁 한 기분탓이라고나 할까.



내가 좋아하기에 따지 않고 그냥 말라비틀어져서 버렸을 것들.

내가 내려간다고 하면 일주일 전부터 무언가를 준비하고, 바빠서 못내려간다고 하면 그냥 시간 지나서 버려지는 것들.


생각이난다.

홍시가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난다.


밤 깊은 시간 괜시리 마음이 울적한 기분을 이 새벽에 표현해 본다.

어쩌면 훗날 내 아이들이 나에게 이런 마음이 들세라...



그리워진다.

젊은날의 내 어머니.


그냥 한시름에 논산까지 달려가는데 얼마 걸리지도 않지만, 그 짧은 거리가 오늘은 웬지 멀게 느껴지는것은?

회초리치고 돌아앉아 우시던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생각이 난다.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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